2015년 5월 15일 금요일

껍데기는 가라 - 신동엽 시인


삼겹살에 소주한잔 하다가 껍데기가 먹고싶어 찍은 사진
그러면서 신동엽시인의 시 "껍데기는 가라"가 떠올랐다.



껍데기는 가라
신동엽

껍데기는 가라.
사월도 알맹이만 남고
껍데기는 가라.
껍데기는 가라.
동학년(東學年) 곰나루의, 그 아우성만 살고
껍데기는 가라.
그리하여, 다시
껍데기는 가라.
이곳에선,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
아사달 아사녀가
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
부끄럼 빛내며
맞절할지니
껍데기는 가라.
한라에서 백두까지
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
그,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.
<52인시집, 1967>



신동엽이 1967년에 발표한 시로,
우리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여러 의미 있는 사건들을 바라보던 화자가 허위적인 것(껍데기)이나 겉치레는 사라지고, 순수한 마음과 순결함만이 남아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작품.